함께 만드는
거대한 벽화

나는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를 지나며 여러 종류의 피해 속에서 살아왔다. 신체적 폭력, 학교에서의 괴롭힘, 돈을 빼앗기거나 강요당하는 갈취, 존중받지 못하는 상황들 그중에는 믿었던 동성 친구에게서 성추행을 당했던 일도 있다. 그 경험은 내가 누구에게도 쉽게 말하지 못하는 깊은 상처로 남았다. 그런 상처들이 오래 쌓여가면서 내 마음과 행동이 스스로도 제어하기 어려워지는 시기가 있었다. 당시 나는 ADHD 진단을 받고, 삼성서울병원에 다니며 조금씩 치료와 상담을 이어갔다. 무너진 나를 다시 세우는 동안 가족, 친구, 지인들이 나를 붙잡아 주었다. 그들의 도움은 내가 다시 살아갈 힘을 찾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 프로젝트는 그 과정에서 나온 하나의 결과물이다. 동정심을 얻고 싶어서가 아니라, "끝까지 버틴 사람이 다시 누군가의 삶을 지키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개인적 이익만을 바라지 않는다. 내가 얻게 되는 순이익 중 일부는 내가 도움을 받았던 삼성서울병원, 그리고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치료가 필요하지만 경제적 이유로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기부할 예정이다. 내가 받았던 관심과 도움을 또 다른 누군가에게 되돌려주고 싶기 때문이다. 지켜주지 못했던 나 자신에게 미안했고, 받지 못했던 위로가 늘 그리웠지만 이제는 나를 "다른 사람의 회복과 안전을 지켜주는 사람"으로 바꾸려고 한다. 이 프로젝트는 내가 살아남았다는 사실을 사회적 가치로 전환하는 선언이자, 나에게 다시 시작을 허락한 사람들과 기관에 감사의 마음을 돌려주는 작은 방식이다. 누군가에게는 아주 작은 참여일 수 있지만 나에게는 인생을 다시 세우는 과정이자, 다른 사람의 삶을 지키기 위한 첫걸음이다.